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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s 관심을 끌지 않는 디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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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미덕은 얼마나 관심 혹은 주의을 덜 끄는가에 있는 것 같다.

관심을 끄는 디자인들 #

구글이 돈 버는 방법에서 쓴 것과 같이 구글은 인간의 관심 혹은 주의(attention)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최대한 끌어당겨서 이걸 돈으로 만든다. 구글 뿐 아니라 많은 서비스가 인간의 관심을 돈으로 바꾸는 장사를 한다. 게임 회사는 사람들이 최대한 자사의 게임을 오래 하도록 만들고 싶어한다. 포털은 가두리 양식장을 만든다. 가두리 양식장에 갇히는 것은 다름 아니라 관심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사용자들끼리 관심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가두게(lock-in) 만든다. 사용자들 사이에서 오가는 관심에 빨대를 꽂아서 광고를 들이민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 관심을 끌지 않는 디자인 #

나는 두 개 혹은 세 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나이키 스포트와치라는 운동용 시계이다. GPS가 달려있고 운동량 측정기가 있다. 또 하나는 나이키플러스 신발이다. 신발 내에 센서가 있어서 만보기처럼 걸음수를 측정해준다. 나이키플러스 신발의 센서는 나이키 스포트와치와 무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신발의 센서가 연결되면 스포트와치의 운동량 계산이 더 정확해진다. 마지막으로 Jawbone에서 나온 업밴드를 쓰고 있다. 이런저런 부가 기능이 있는 운동량 계산기이다.

나이키플러스 센서와 나이키 스포트와치 조합은 일부 기능이 업밴드와 겹친다. 처음에는 둘 다 쓰려고 노력하다가 지금은 그냥 업밴드만 쓰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업밴드가 나를 덜 귀찮게 하기 때문이다. 즉, 업밴드는 나의 관심을 덜 요구한다.

우선 업밴드는 베터리가 오래간다. 한 번 충전하면 7일 정도 지속된다. 반면 나이키 스포트와치는 GPS 연결 때문인지 베터리를 많이 소모해서 매일 충전을 해야한다.

두번째로, 업밴드는 항상 차고 있으면 그걸로 끝이다. 샤워할 때, 잘 때, 일할 때 등 계속 차고 있으면 된다. 반면 스포트와치는 샤워할 때 벗어야 하고(방수가 되는지 안되는지 모르겠으나 차고 샤워하기엔 너무 크고 거추장스럽다) 잘 때 차기에도 불편해서, 결국 평소에는 벗고 있다가 운동하기 전에만 차는 식으로 쓰게 되더라.

세번째로, 업밴드는 별다른 조작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배경에서 조용히 작동한다(ambient design). 반면 스포트와치는 이런 식이다. 일단 착용하고, 나이키플러스 신발 신고, 신발 센서랑 연결하고, 집 밖으로 나가면 GPS 연결하고, 그 다음에 운동 시작. 운동 끝나면 운동 끝났다고 기록하고, 시계 풀르고, 충전하고... 대단히 귀찮다.

(쓰고나니 업밴드 홍보글처럼 되어 버렸는데... 기왕 이렇게 된거 한 마디만 더. 여러번 업밴드 사시면 저 친구 추가해주세요 ㅋㅋ)

이 두 제품(나이키플러스 센서를 별개로 본다면 세 제품)을 써 보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갖춰야할 미덕 중 하나는 관심을 최대한 끌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느꼈다. 어떻게 하면 관심을 끌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작동할 수 있는가가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항상 지니고 다니는 장치이기 때문에 더더욱 사용자를 덜 귀찮게 해야할 필요가 크다. 구글 글래스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에서도 사용자를 귀찮게 하지 말라(Do not annoy users with notifications that are too frequent or unexpected)고 강조하고 있다.

일반화 내지 확장 #

어쩌면 비단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디자인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디자인 전반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관심이 정말 희소한 자원이라면 1)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하거나, 2) 관심을 끌지 않고도 혹은 관심을 끌지 않기 때문에 더 경쟁력이 있는 무언가를 디자인할 수 있을텐데, 전자에 대한 고민은 많지만 후자에 대해 고민은 충분치 않은 것 같다.

예를 들어 MMORPG 만드는 사람들이 "하루 중 게임을 하며 보낼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하며 플레이어의 시간을 두고 경쟁할 때 소셜 게임 진영에서는 Sporadic play 같은 개념을 실험한 것과 유사하다.

아직 생각이 충분히 정리된 것 같지 않지만 일단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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