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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s 모든 디자인은 인터랙션 디자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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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나누는 여러 기준이 있을텐데, 그 중 하나로 인터랙티브한가 그렇지 않은가(interactive vs. non-interactive)라는 기준이 있다. 나는 이 둘을 하나로 합쳐서 보는 것이 대단히 유용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인터랙티브 디자인 vs. 정적인 디자인 #

인터랙티브 디자인에서는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중시한다. 사용자는 대체로 손을 움직여서 컴퓨터에게 명령을 내리고, 컴퓨터는 명령을 수행하며, 그 결과를 화면에 제시한다. 사용자는 결과를 평가하고 다시 손을 움직여서 다음 명령을 내린다.

인터랙티브 하지 않은 디자인 중 하나로 데이터 시각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명시적으로 데이터를 조작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필터, 줌, 시프트 등)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이 때 컴퓨터가 데이터를 표현하고 사용자는 이를 그저 읽는다. 별다른 인터랙션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시지각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조금만 고민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예를 들어 Visual Thinking for Design 참고). 일단 화면이 제시되면 뇌는 화면을 거칠게 스캔하고 안구 이동 계획(Eye movement plan)을 세운다. 그러고 나면 (손 대신) 안구가 이 계획에 따라 대단히 빠르게 움직이며 화면의 주요 정보들을 뽑아낸다. 이 과정에서 안구 이동 계획이 수정되고 이는 또 안구 이동에 영향을 준다. 한편, 안구 움직임과 같이 명시적이지는 않지만, 주의(Attention) 또한 변화한다. 예를 들어 지도상의 수많은 점 중에서 검은 점은 정상, 빨간 점은 비정상을 나타내는 어떤 도표가 있다고 치자. 현재 비정상인 지점이 어디 있는지 살펴보려고 마음 먹고 이 도표를 보면 우리는 빨간점에 더 강하게 반응하게 되는데, 이는 단순히 의식적으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무의식적 안구의 이동, 1차 시각 피질에서 뉴런의 발화 강도 등 거의 모든 수준에서 영향을 준다(이를 Tunable processing 혹은 preattentive processing이라고 부른다).

결국 안구가 움직이고 주의가 움직이기 때문에 정적인 디자인도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히 인터랙티브하다고 볼 수 있다.

합쳐서 보기의 장점 #

이렇게 합쳐서 보면 뭐가 좋은가? 한 분야에서 얻은 지식(인터랙션 디자인)을 다른 분야(데이터 시각화)에 적용할 수 있다(혹은 그 반대로 하거나). 그리고 두 분야를 하나로 엮어서 생각함으로써 좀 더 전역적인 문제 해결(Global optimization)을 할 단초들이 생긴다.

좋은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손의 움직임을 가이드하듯, 좋은 시각적 자극이 안구와 주의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가이드할 수 있다. 손의 움직임에 시간이 걸리듯, 안구의 움직임에도 시간이 걸린다. 좋은 인터페이스가 손의 움직임을 줄여줄 수 있듯, 좋은 시각적 자극은 안구의 움직임을 줄여줄 수 있다.

혹은, 눈동자의 움직임과 손의 움직임 사이의 trade-off를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들이 포토샵을 쓰는 모습을 관찰해보면 눈동자의 움직임을 줄이기 위해 손을 움직이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작업 영역에 눈을 고정하고 여러 레이어를 선택한 후 원하는 레이어들이 모두 선택되었는지 보기 위해 눈동자를 우측 패널로 옮기는 대신 빠르게 드래그+UNDO를 수행하여 원하는 레이어들이 모두 선택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또다른 잘 알려진 사례로는 테트리스 플레이어가 도형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Mental rotation을 수행하는 대신 버튼을 눌러서 실제로 도형을 돌려보는 행위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을 인식적 행동(Epistemic action)이라고 한다. 행동은 행동인데 무언가를 조작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인식을 돕기 위한 행동인 것이다. 정보 자가 구축 참고)

이와 같이 단순히 전통적 관점에 따라 행동이나 지각이냐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이 실제로 수행하는 기능적 역할에 따라 행동과 지각을 구분하는 것을 분산된 기능적 분해라 부른다. 예를 들어 우리의 신체는 이족보행에 적합한 골격을 가지고 있는데 이 골격의 형태 자체가 "걷기"에 필요한 계산 및 제어 기능의 일부를 신경계와 나누어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형태에 의해 계산이 수행되는 것(혹은 수행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내는 것)을 형태적 계산(Morphological computation)이라고 부른다.

응용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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