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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s 사내 시스템의 U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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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UX design을 하는 사람들은 최종 사용자의 경험에 관심이 있지 회사 내부의 사용자들(각종 사내 시스템을 쓰는 직원들)의 경험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왜일까.

불편한 사내 시스템들 #

주로 사내 시스템과 관련된 일은 신입 디자이너(혹은 기획자)에게 맡기는 편이다. 신입을 존중한다거나 사내 시스템을 중요하게 생각해서가 아니다(관련하여 신입 기획자에 대한 생각 참고). 경력직에게 이런 일을 맡기면 마지못해 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아예 기획자 없이 개발자(혹은 시스템 분석가)가 화면을 설계한다. 기업 내에서 쓰는 각종 도구들의 사용성은 그야말로 기가 막힐 정도로 형편없는 경우가 많다:

  • 여기에 있는 값을 복사해서 저기에 붙인 다음에 1을 더하세요
  • 상품코드는 복사가 안되니까 여덟자를 외웠다가 다다다음 화면의 우측 상단 필드에 입력하세요
  • 등등...

사용성이 떨어지는 도구로 인해 각종 입력 사고가 발생하여 결국 최종 사용자의 경험에 영향을 미치고, 불필요한 직원 교육을 하느라 돈과 시간을 반복적으로 낭비한다. 이렇게 낭비된 돈과 시간은 또다시 최종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간다.

컨텐츠 관리 도구 #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그런 도구를 통해 만들어지는 컨텐츠의 품질이다.

반응형 웹과 컨텐츠 전략에서도 썼지만 다양한 기기를 써서 웹 사이트에 접근하는 온갖 사용자들의 경험을 향상시키려면 올바른 컨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데, 사용성이 떨어지는 컨텐츠 관리 시스템(CMS)으로 올바른 컨텐츠를 확보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질나쁜 컨텐츠로 인한 비용은 오랜 세월이 흘러야 서서히 나타난다.

이를테면 아이폰 출시 이후 갑자기 모바일 기기의 인터넷 접속량이 늘어나면서, 또는 구글 글래스나 (가상의) 애플 시계 같은 웨어러블 컴퓨팅 기기가 보급되면서, 혹은 BMI(Brain-machine interface) 같은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그제야 문제가 드러난다.

회사 내부와 외부를 연결해서 보기 #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핵심 중 하나는 "넓게 보기, 연결해서 보기"이다.

사용성과 심미성을 연결해서 보는 것, 사용자가 제품과 인터랙션하는 순간의 전(제품에 대한 광고를 처음 접하는 순간, 진열대에서 제품을 고르는 순간, 포장을 벗기는 순간 등)과 후(제품을 사용한 후의 기억, 제품의 A/S 등)도 함께 보는 것.

시야를 좀 더 넓혀서 제품의 생산 과정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요즘같이 사용자의 피드백을 통해 빈번하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는 일이 일상화된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넓은 시야를 가진 UX 디자이너라면

회사 내부 시스템의 사용성을 개선할 시간에 최종 사용자가 쓰는 서비스나 제품의 사용성을 개선하겠다.

는 식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회사 내부 시스템의 사용성을 개선함으로써 최종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할 방안을 찾아보자.

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조금 더 확장해보자면, 사용자 경험이 2% 향상되지만 개발에 3개월이 걸리는 방안과, 사용자 경험이 1% 향상되지만 개발에 3일 걸리는 방안이 있을 때

개발 기간 때문에 사용자 경험을 희생할 수 없다. 3개월 걸리더라도 하자.

라는 생각보다는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얻어낸 시간으로 사용자 경험을 더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해보자.

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사소한 사용성 향상 때문에 3개월을 손빨며 기다릴 사용자들을 생각해보라. 혹은, 3개월 손빨며 기다렸는데 아주 사소하고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사용성 개선이 업데이트 내용의 전부라고 생각해보라. 이게 대체 누구한테 좋은 사용자 경험이란 말인가, 그냥 기획자(혹은 UX 디자이너)의 자기 만족이지. 서비스 한 번 릴리즈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면, 좀 더 전략적/장기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내부 시스템 대 외부 서비스, 개발자 대 사용자 같은 구도는 올바른 구도가 아니다. 디자인이란 서로를 이롭게 연결하는 것이다. 끊어내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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