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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s Monotony interfac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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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ess interfaces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제프 라스킨(Jef Raskin)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모드(mode)가 있으면 습관 형성이 힘들어지고 실수(mode error)를 유발하므로, 인터페이스에 되도록 모드가 없거나 적은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단조성(Monotony) #

모드와 더불어 그가 강조하고 있는 또다른 개념은 단조성(monotony)이다. 단조성이란 각 명령을 수행하기 위한 방법이 오직 한 가지만 존재하는 디자인을 뜻한다:

원하는 결과를 수행할 방법이 단 한가지 밖에 없는 인터페이스를 단조적 인터페이스라고 한다. 시스템의 동작 a가 오로지 제스처 g에 의해서만 수행될 수 있어야 한다. (A monotonous interface is one in which any desired result has only one means by which it may be invoked: Action a is invoked by gesture g and in no other way.)

다만 오해하면 안되는 점이 있는데, 이를테면 문서 편집 소프트웨어에서 동일한 문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야 단조적 인터페이스라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조성이란 그저 동일한 명령을 수행하는 여러 제스처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정리하자면, 모드도 없고 단조적인 인터페이스는 결국 모든 시스템 동작과 제스처 사이에 일대일 대응이 되는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모드 없는 인터페이스의 장점은 명확하다. 그렇다면 단조적 인터페이스의 장점은 무엇일까? 제프 라스킨이 꼽는 장점은 다음과 같다.

사용자 측면에서는 배우기가 쉬워진다(명령의 수가 적기 때문에). 개발자 측면에서는 구현이 간결해지고, 테스팅도 쉬워지며, 문서도 짧아지고, 유지보수 비용도 적게 든다. 책에서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발자 측면에서 저런 이점이 생기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결국 사용자에게도 이점이 돌아간다. 왜냐하면 버그도 적고, 버전업도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나의 명령을 수행하는 여러 제스처를 허용해봤자, 어차피 사용자들은 각자 자신만의 방법 하나를 찾아서 그 방법만 사용하는 습관을 들임으로써 스스로 단조성을 이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다양한 제스처를 지원할 이유는 더욱 적어진다.

단조성을 어기고 싶은 상황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조성을 어기고 싶은 상황이 있게 마련인데, 다음과 같은 상황들을 꼽을 수 있다:

  • 예전 버전의 소프트웨어 혹은 유사한 다른 소프트웨어에서 지원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사용자를 위해
  • 전문가가 선호하는 방식과 초보자가 선호하는 방식이 다를 것이므로(마우스 대 단축키 등)
  •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이 더 효율적일 수 있으므로(바로 옆 폴더로 옮길때는 끌어놓기, 먼 폴더로 옮길때는 잘라내고 붙여넣기)

이 중 앞의 두 가지 상황에 대해 살펴보자

하위 호환성 유지 #

하위 호환성(backward compatibility)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방식을 그대로 두고 새로운 방식을 계속 추가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 서로 작동 방식이 상이한 인터페이스들이 한 소프트웨어에 공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배울 것도 더 많아지고, 올바르고 명확한 멘탈 모델을 형성하기도 어려워진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가 기존 방식을 과감히 수정한 리본 인터페이스(Result Oriented UI)를 채택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리본 인터페이스의 사용성은 대단히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어 윈도 기본 응용프로그램들에도 점차 널리 보급되고 있다(예를 들어 윈도8의 탐색기는 리본 인터페이스를 채택하였다).

하지만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긴 하다. 단조성을 높이기 위해 하위 호환성을 포기하면 기존 사용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혼란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리본 UI의 경우 Ribbon Hero 시리즈(리본 인터페이스 학습용 게임. 후속작도 나왔다)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기존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Ribbon Hero 2

다른 예로, 애플도 OS X Lion에서부터 트랙패드의 스크롤 방향을 바꿨는데, 자사의 터치 스크린 기반 제품들(아이폰, 아이패드)과의 일관성(즉, 제품 사이의 단조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하지만 기존 사용자들의 반발을 고려해서인지 설정(Settings)을 통해 기존 방식으로 되돌릴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도 보이는데, 기존 OS에서 Lion으로 처음 업데이트를 하면 스크롤 방향이 바뀌었다는 설명을 담은 대화상자가 나오는데, 이 대화상자를 닫으려면 스크롤 제스처를 한 번 수행해야만 하게 설계되어 있다. 사용자가 무심코 "확인"을 누르는 일을 방지하고 새로운 방식의 스크롤을 1회 경험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위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단조성이라는 것은 완전히 버리거나 완전히 취하거나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정도나 취하고 버릴 것인지를 선택하는 정도(degree)의 문제이다. 그리고 기본 제스처를 바꿀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기본 옵션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옵션 변경을 얼마나 쉽게 허용할 것인지 등의 문제를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초보자와 전문가를 구분하기 #

초보자를 위한 방식과 전문가를 위한 방식을 따로 제공하고 싶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Jef Raskin은 초보자/전문가의 구분이 그저 미신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The Humane Interface 중 3.6. Myth of the Beginner-Expert Dichotomy). 소프트웨어의 전체 기능을 모두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과 소프트웨어의 전체 기능을 한결같이 미숙하게 사용하는 사람으로 나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 대단히 상식적인 이야기인데, 예를 들어 사진관에서 사진을 보정하기 위해 포토샵을 쓰는 사람과 웹 디자인을 하기 위해 포토샵을 쓰는 사람은 각자 서로 다른 기능을 능숙하게 활용할 것이다. 즉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에 있어서 전문성이란 단일한 차원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초보자-전문가 구분을 반영한 인터페이스 중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소위 적응적 인터페이스(Adaptive UI)라고 불리는 부류이다. 적응적 인터페이스에서는 사용자가 시스템을 사용하는 패턴에 맞춰 시스템의 인터페이스가 조금씩 바뀌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Windows 2000의 시작 메뉴는 사용자가 자주 쓰지 않는 아이템은 감춰지고 자주 쓰는 아이템을 나타나는 식으로 작동하는데,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유는 어찌보면 당연한데, 컴퓨터만 사용자에게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또한 컴퓨터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즉, 양쪽(사용자와 컴퓨터)이 모두 움직이는 타겟이라는 점.

디자이너의 역할 #

내가 생각하기에 단조성이 낮아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디자이너가 할 일을 제대로 안하거나 못하기 때문이다. 즉, 가장 좋은 하나의 방식을 찾지 못해서 사용자에게 선택을 전가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 같다. 이렇게 사용자에게 전가된 선택(즉, 고민)은 "다양한 옵션"이라는 문구로 포장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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